기준일 2026년 9월 30일
변호사가 AI를 업무에 쓸 때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부터 직접 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. 도구 사용법이 아니라 업무 흐름 기준으로 적습니다.
1. AI에 맡길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
| 맡길 수 있는 일 | 직접 해야 하는 일 |
|---|---|
|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기 | 어떤 사실이 쟁점인지 고르기 |
| 증거 목록 번호 매기기 | 증거의 증명력 판단 |
| 판례 검색과 1차 선별 | 우리 사건에 맞는지 판단 |
| 서면 초안 작성 | 주장의 구성과 강약 조절 |
| 기일·기한 계산 | 제출 여부와 시점 결정 |
| 상담 기록 요약 | 의뢰인에게 전할 말 정하기 |
왼쪽은 시간이 많이 들지만 판단이 거의 필요 없는 일입니다. 오른쪽은 반대입니다. AI 도입의 목적은 왼쪽을 줄여 오른쪽에 쓸 시간을 늘리는 것입니다.
2. 의뢰인 정보를 넣기 전에 확인할 것
- 그 도구가 입력 내용을 저장하는가. 처리방침에서 보관 기간과 목적을 확인합니다.
- 모델 학습에 쓰는가. 쓴다고 적혀 있으면 사건 내용을 넣지 않습니다.
- 가릴 수 있는 것은 가린다. 이름·주민등록번호·계좌번호·연락처를 빼도 질문이 성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- 사무소 차원의 기준을 정한다. 구성원마다 다르게 판단하면 결국 가장 느슨한 기준이 사무소의 기준이 됩니다.
3. 서면 작성에 쓰는 방법
초안부터 맡기지 않습니다. 순서가 있습니다.
- 사실관계를 먼저 확정합니다. 다툼 없는 사실과 다투는 사실을 나누고, 각 사실의 증거를 붙입니다. 이 단계를 건너뛰고 초안을 받으면 없는 사실이 섞입니다.
- 쟁점을 분해합니다. 청구원인별로 요건사실을 나열하고, 우리가 증명할 것과 상대가 증명할 것을 가릅니다.
- 판례를 찾습니다. 쟁점별로 검색하고, 나온 판례는 반드시 원문을 확인합니다. 사건번호와 요지가 맞는지 대조합니다.
- 초안을 받습니다. 앞 세 단계가 입력으로 들어가야 쓸 만한 초안이 나옵니다.
- 고칩니다. 주장의 순서, 강약, 불리한 사실의 선제 해명은 사람이 판단합니다.
4. 판례 검색에서 주의할 점
- 사건번호를 반드시 확인합니다. 생성형 AI는 존재하지 않는 사건번호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. 국가법령정보센터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에서 대조합니다.
- 요지만 보고 인용하지 않습니다. 요지는 그 사건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합니다. 우리 사건과 사실관계가 다르면 같은 법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.
- 폐기·변경된 판례인지 확인합니다. 전원합의체로 변경된 법리를 인용하면 신뢰를 잃습니다.
- 하급심은 구속력이 없습니다. 참고는 되지만 근거로 쓸 때는 그 사실을 밝힙니다.
5. 프롬프트를 쓰는 요령
좋은 질문은 세 가지를 담습니다 — 무엇을, 누구를 위해, 어떤 형식으로.
| 흐린 질문 | 명확한 질문 |
|---|---|
| 이 사건 어떻게 생각해? | 아래 사실관계에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요건사실 중 우리가 증명해야 할 것을 나열해 줘. |
| 준비서면 써 줘 | 아래 쟁점 세 개에 대해 각각 문단을 나누고, 우리 주장 → 근거 → 상대 예상 반박 순으로 초안을 써 줘. |
| 판례 찾아 줘 | 근로자성 판단에서 사용종속관계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를 사건번호와 함께 다섯 건 찾아 줘. |
자료를 붙일 때는 무엇인지 함께 적습니다. "아래는 의뢰인 진술이다", "아래는 상대방 답변서다"처럼 출처를 밝히면 결과가 달라집니다.
6. AI가 틀리는 지점
- 없는 것을 만듭니다. 사건번호·조문번호·통계는 반드시 원문을 확인합니다.
- 최신 개정을 모릅니다. 모델이 학습한 시점 이후의 법령 개정은 반영되지 않습니다.
- 맥락을 넘겨짚습니다. 주지 않은 사실을 그럴듯하게 채워 넣습니다.
- 확신 있게 틀립니다. 틀린 답도 같은 어조로 말합니다. 어조로 정확도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.
7. 사무소에 도입할 때
- 한 사건으로 먼저 돌려 봅니다. 전면 도입 전에 실제 업무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 봅니다.
- 무엇을 넣지 않을지 먼저 정합니다. 허용 범위보다 금지 범위를 정하는 편이 지켜집니다.
- 검토 없이 나가는 문서가 없게 합니다. AI가 만든 초안이 그대로 제출되는 경로를 만들지 않습니다.
- 구성원 교육을 한 번은 합니다. 도구보다 판단 기준을 가르칩니다.
8. 이 문서가 대신하지 않는 것
여기 적은 내용은 도구 사용에 관한 실무 정리입니다. 개별 사건의 법률 판단이나 변호사 윤리에 관한 유권해석이 아닙니다. 대한변호사협회의 관련 지침과 소속 지방변호사회의 안내를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